숲노래, 시외버스에서 읽은 책 2017.3.15.


서울로 가는 길. 인천으로 바로 가려 했으나, 인천에서 뵐 분이 오늘 여러모로 바쁘셔서 이튿날 아침 아홉 시에 뵙기로 했다. 오늘은 서울로 가서 철수와영희 출판사 대표님을 만나 새로운 책 기획 이야기를 먼저 나누려 한다. 서울마실을 나오기 앞서 이래저래 시골일을 마무리지으려고 도서관학교 풀도 베고 바쁘게 며칠을 보냈다. 새벽 다섯 시쯤 일어나서 짐을 꾸리려는데 등허리하고 어깨가 몹시 결리다. 바삐 이 일 저 일 하면서 몸이 고되구나 싶다. 조금씩 읽으며 아직 끝내지 못한 《사라진 고대 문명의 수수께끼》를 고흥 읍내 버스역에서 서울 가는 시외버스를 기다리며 읽는다. 시외버스에 오르고 한 시간쯤 찬찬히 읽으며 비로소 마지막 쪽을 넘긴다. 이 책은 전문가나 학자가 받아들이지 않아 교과서에 못 실린 ‘숨겨진 역사’ 이야기를 여러모로 다룬다. 참말 그렇지. 아주 많은 역사는 ‘머잖아 참이 아니라고 밝혀질’ 만하지만 오래도록 교과서에 남는다. 우리는 고작 서른 해나 쉰 해 앞서 이 땅에서 살아갈 아이들한테 들려줄 역사조차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기 일쑤이다. 박근혜 정권 국정교과서만 말썽이겠는가. 이 책을 끝내고서 《나의 유서 맨발의 겐》을 읽는다. 만화책 《맨발의 겐》을 읽을 적보다 더 날카롭게 박히는 이야기가 흐른다. 이런 마음으로 그 만화를 그리셨구나 하고 새삼스레 깨닫는다. 전쟁은 늘 권력자가 일으키고, 우리가 스스로 권력자를 끌어내리지 않거나 멀거니 팔짱을 끼기만 한다면 더없이 끔찍한 일이 닥칠 수 있다는 대목을 헤아려 본다. 지구라는 별에서 핵무기와 핵발전소가 몽땅 사라지는 날을 비손한다.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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