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1125 : - 있다



글씨가 늘어서 있을 뿐인데

→ 글씨가 늘어섰을 뿐인데

→ 글씨가 있을 뿐인데


있다 : [동사] 3. 사람이나 동물이 어떤 상태를 계속 유지하다 [형용사] 7. 사람이나 사물 또는 어떤 사실이나 현상 따위가 어떤 곳에 자리나 공간을 차지하고 존재하는 상태이다 [보조동사] 2. 앞말이 뜻하는 행동이 계속 진행되고 있거나 그 행동의 결과가 지속됨을 나타내는 말



  한국말은 한국말이기 때문에 한국 말씨랑 말법이 있어요. 이를 영어나 일본말 틀이나 결에 짜맞추면 여러모로 엉성합니다. 잠을 자면 ‘자·잔다’라 하고, 글을 쓰면 ‘써·쓴다’라 하며, 하늘을 보면 ‘봐·본다’고 하지요. 이를 “자고 있다”나 “쓰고 있다”나 “보고 있다”처럼 ‘있다’를 군더더기로 붙여야 하지 않아요. 영어나 일본말이나 번역 말씨 때문에 “(하)고 있다” 꼴로 현재진행형을 그린다고 흔히 다루고 마는데, 한국 말씨로는 ‘있다’를 붙이지 않아도 ‘이 자리에서 그대로 이루어지는 결’을 넉넉히 나타냅니다. ‘늘어섰’는지 ‘있’는지, ‘앞두었’는지 ‘있’는지, ‘누웠’는지 ‘있’는지 똑똑히 말해야 올발라요. 2017.3.12.해.ㅅㄴㄹ



고교 입시를 앞두고 있다고

→ 고교 입시를 앞두었다고

→ 고교 입시가 있다고

《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이누야샤 3》(학산문화사,2002) 85쪽


저기 누워 있는 아빠한테 물어보면 되잖아

→ 저기 누운 아빠한테 물어보면 되잖아

→ 저기 있는 아빠한테 물어보면 되잖아

《케라 에이코/이정화 옮김-아따 맘마 7》(대원씨아이,2005) 4쪽


그저 글씨가 늘어서 있을 뿐인데, 어째서 나는 우는 걸까

→ 그저 글씨가 늘어섰을 뿐인데, 어째서 나는 울까

→ 그저 글씨가 있을 뿐인데, 어째서 나는 울까

《마츠다 나오코/주원일 옮김-중쇄를 찍자! 1》(애니북스,2015) 9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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