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군내버스에서 읽은 책 2017.3.10.


오늘 여러 가지 일이 있다. 먼저 열두 시 즈음 택배로 ‘사진잔치 안내장’이 왔다. 두 시 군내버스를 타려고 도서관 지킴이 이웃님한테 보낼 소식지 봉투질을 신나게 했다. 사진잔치 안내장을 함께 보내려고 며칠 기다렸다. 이 다음으로 철수와영희 출판사에서 반가운 쪽글을 받았다.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에 그림을 그려 준 강우근 님이 새 그림을 마무리해서 보내 주었단다. 이제 출판사에서 스캔을 받는다고 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기다리던 그림이다.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이라는 책에 들어갈 그림이다. 벌써 여섯 달이 늦춰진 책이니 출판사에서 바지런히 디자인·편집을 앉혀 주실 테지. 여기에 박근혜 탄핵이 헌재재판소에서 8:0으로 나왔다. 나는 마땅히 8:0이 나오리라 생각했다. 이웃님 가운데 ‘그래도 설마……’ 하며 걱정하시는 분이 있기에 ‘우리는 걱정할 까닭이 없다’고 말씀 드리기도 했다. 그렇잖은가. 아무리 권력자들이 ‘법에 숭숭 난 구멍’으로 빠져나간다고 하더라도 박근혜라는 이는 더는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걸. 도서관 소식지를 부치러 읍내로 가는 길에 《모든 출산은 기적이다》를 읽는다. 어제부터 읽던 책이다. 어제 저녁을 차릴 적부터 읽었고, 아침에 마당에 빨래를 널고 볕바라기를 하면서도 읽었다. 반가우며 아름다운 책이다. 우리 집 두 아이는 ‘병원에서 고통분만’으로 태어나야 했지만, 이 책을 쓰고 엮은 분은 3500에 이르는 아기를 ‘자연주의 분만’으로 태어나게 이끌었다고 한다. ‘오롯한 자연 분만’은 아니어도 이만 해도 어디인가. 우체국을 들르고 저자마실을 한 뒤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당신에게 말을 건다, 속초 동아서점 이야기》를 읽는다. 군내버스에 빈자리가 없어 서서 읽는다. 아직 시골은 일철이 아닌 터라 읍내를 오가는 할매랑 할배가 많다. 나는 젊은이인 터라 씩씩하게 서서 간다. 귀에는 소리통을 꽂고 한 손에는 책을 쥔 채 20분을 즐거이 달린다. 속초마실을 꼭 좀 해 보고 싶은데 아직 짬이 안 난다. 곧 날 수 있겠지. 속초 동아서점도 찾아가 보고, 속초 이웃님하고 이야기꽃도 피우고 싶고, 속초 동아서점 취재도 하면서 그곳 이쁘장한 책넋을 골골샅샅 두루 알리고 싶기도 하다.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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