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말씨 134 : 폭풍 흡입



폭풍 흡입했다

→ 게걸스레 먹었다

→ 마구 먹었다

→ 퍼먹었다


폭풍(暴風) : 1. 매우 세차게 부는 바람

흡입(吸入) : 1. 기체나 액체 따위를 빨아들임 2. 생각, 감정 따위에 빠짐



  어느 때부터인지 “폭풍 흡입”이라는 말씨가 퍼집니다. 아무래도 방송을 타고 널리 퍼졌을 테지요. 우스꽝스럽거나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이러한 말씨를 쓰면서 사람들 입에서 입을 타고 퍼져요. 이 말씨는 앞으로 오래도록 쓰일 수 있고, 바람처럼 갑자기 잦아들면서 사라질 수 있어요. 아무튼 우리는 “폭풍 흡입”이 아닌 예전부터 쓰던 말씨로 돌아갈 수 있고, 새로운 말씨를 찾아내거나 지을 수 있어요. 어느 모로 본다면 ‘마구먹기(마구먹다)’나 ‘막먹기(막먹다)’ 같은 낱말을 새로 지어서 써 볼 만해요. 오랫동안 쓰던 ‘퍼먹다’를 ‘퍼먹기’ 꼴로 써 볼 수 있고, ‘막퍼먹기(막퍼먹다)’처럼 힘주어 말하는 꼴로도 쓸 수 있어요. 2017.3.9.나무.ㅅㄴㄹ



그다음은 말할 것도 없이 폭풍 흡입했다

→ 그다음은 말할 것도 없이 퍼먹었다

→ 그다음은 말할 것도 없이 게걸스레 먹었다

→ 그다음은 말할 것도 없이 마구 먹었다

→ 그다음은 말할 것도 없이 허겁지겁 먹었다

→ 그다음은 말할 것도 없이 숨도 안 쉬고 먹었다

→ 그다음은 말할 것도 없이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먹었다

《케이-남편이 일본인입니다만》(모요사,2016) 14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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