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하필 何必


 하필 오늘같이 더운 날 → 어찌하여 오늘같이 더운 날

 왜 하필 제가 가야 합니까 → 왜 제가 가야 합니까

 하필 그 사람 → 왜 그 사람 / 어쩌다가 그 사람

 하필이면 → 왜 / 어쩌면 / 어쩌다가 / 어찌하여


  ‘하필(何必)’은 “다른 방도를 취하지 아니하고 어찌하여 꼭”을 가리킨다고 해요. 이 한자말은 ‘어찌하여’나 ‘어쩌면’으로 손볼 만해요. 또는 ‘왜’로 손볼 수 있어요. “하필 왜”나 “왜 하필”처럼 쓰면 겹말이에요. 이때에는 ‘왜’라고만 적어야 올발라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하필(下筆)’을 “붓을 대어 쓴다는 뜻으로, 시나 글을 짓는 것을 이르는 말”로 풀이하면서 싣는데, 이 한자말은 쓸 일이 없다고 느껴요. 한국말사전에서 털어내야겠습니다. 2017.3.8.물.ㅅㄴㄹ



그런데 하필 왜 네가?

→ 그런데 왜 네가?

→ 그런데 어쩌다가 네가?

《이마 이치코/강경원 옮김-백귀야행 2》(시공사,1999) 58쪽


그러고는 돌아서더니 하필 여우 씨랑 오소리랑 막내 새끼 여우가 숨어 있는 곳으로

→ 그러고는 돌아서더니 마침 여우 씨랑 오소리랑 막내 새끼 여우가 숨은 곳으로

→ 그러고는 돌아서더니 어째 여우 씨랑 오소리랑 막내 새끼 여우가 숨은 곳으로

→ 그러고는 돌아서더니 꼭 여우 씨랑 오소리랑 막내 새끼 여우가 숨은 곳으로

《로알드 달/햇살과나무꾼 옮김-멋진 여우 씨》(논장,2007) 106쪽


왜 하필 떡이며 어떤 종류의 떡을 주느냐고 꼬치꼬치 물었다

→ 왜 떡이며 어떤 떡을 주느냐고 꼬치꼬치 물었다

→ 왜 꼭 떡이며 어떠한 떡을 주느냐고 꼬치꼬치 물었다

→ 왜 반드시 떡이며 무슨 떡을 주느냐고 꼬치꼬치 물었다

《케이-남편이 일본인입니다만》(모요사,2016) 128쪽


하필이면 점심 시간에 그런 애니메이션을 틀어 주다니

→ 어쩜 낮밥 때에 그런 만화영화를 틀어 주다니

→ 왜 낮밥 먹을 적에 그런 만화영화를 틀어 주다니

《시릴 디옹·멜라니 로랑/권지현 옮김-내일》(한울림어린이,2017) 13쪽


하필이면 왜 그렇게 뚱뚱한 남자 애냐고

→ 왜 그렇게 뚱뚱한 남자 애냐고

→ 어쩜 그렇게 뚱뚱한 사내 애냐고

→ 어쩌다가 그렇게 뚱뚱한 사내 애냐고

《김하연-날아라 모네 탐정단》(보리,2017) 7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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