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시외버스에서 읽은 책 2017.3.5.



대구에서 고흥으로 돌아가는 길. 대구 서부버스역에서 표를 끊고 자리를 찾아 앉는다. 아침 여덟 시. 조금 앞서까지, 그러니까 새벽 네 시 삼십오 분까지 대구 마을책방 ‘서재를 탐하다’에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거의 밤을 새우며 이야기꽃을 피운 터라 버스에서 자리를 잡자마자 졸음이 쏟아진다. 아, 자자. 자자. 순천까지는 책을 못 읽고 잠을 잔다. 순천에서 고흥으로 들어가는 시외버스를 갈아탄 뒤에 비로소 책을 읽는다. 어제 포항 마을책방 ‘달팽이책방’에서 장만한 《일본 1인 출판사가 일하는 방식》을 읽어 본다. 어제 포항에서 대구로 가는 시외버스에서 일흔 쪽 즈음 읽었고, 마저 더 읽는다. 작은 책방하고 작은 출판사 이야기가 요즈음 들어 한국에서 제법 나오는데, 한국에서 나오는 ‘작은 책방·출판사 이야기’라든지 한국 언론매체에서 다루는 ‘작은 책방·출판사 이야기’하고 이 책 얼거리는 사뭇 다르다. 어느 대목이 다른가 하면, 한국에서는 아직 작은 책방이나 출판사 이야기를 들려줄 적에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는 뜻은 알겠는데 어떻게 먹고사나?’ 하는 대목을 너무 크게 따지려 든다. 이와 달리 일본에서 나온 책을 한국말로 옮긴 이 책에서는 ‘혼자서 작게 출판사를 일구는 기쁨하고 보람’이라는 대목에만 눈길을 맞추어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러니까 《일본 1인 출판사가 일하는 방식》은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 즐거우면서 앙증맞다. 사랑스럽다.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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