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깨우는 한 마디

 

  밤 한 시부터 일어나서 움직입니다. 이제 아침 열 시이니 꽤 오래 깬 채 움직이는 셈입니다. 새벽 다섯 시 반에 머리를 감았고, 여섯 시에 가방을 꾸렸으며, 여섯 시 오십 분에 서재도서관으로 책상자를 하나 갖다 놓은 뒤 일곱 시부터 마을 어귀로 나와서 군내버스를 기다렸어요. 일곱 시 십사 분에 군내버스에 올랐고, 일곱 시 삼십오 분에 순천 가는 시외버스를 탔지요. 순천버스역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기다리다가 아홉 시 오십오 분에 포항 가는 시외버스를 다시 탑니다. 십 분쯤 눈을 감으며 꿈나라를 헤매는데 손전화 쪽글이 하나 옵니다. 오늘 찾아가는 포항 달챙이책방 책방지기 님 쪽글이에요. 이 쪽글을 받으며 문득 잠이 깹니다. 앞으로 세 시간 남짓 시외버스를 달리면 포항에 닿아요. 묵직한 사진틀 석 점을 택시에 실어서 책방으로 갈 생각입니다. 오늘 고흥집 두 아이랑 곁님은 서로 재미난 배움살림을 짓겠지요. 저도 저대로 신나게 바깥일을 본 뒤 이튿날 홀가분한 몸으로 우리 보금자리에 돌아가자고 되새깁니다. 2017.3.4.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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