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길 쪽글



  오늘 새벽에 길을 나선다. 고흥에서 순천 찍고 포항 거쳐 대구까지 간다. 갈 길도 멀고 짐도 무겁다. 만날 사람까지 많다. 밤 한 시부터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 글을 매듭짓고 짐을 꾸리다가 생각한다. 작은아이하고 큰아이한테 뭔가 남기고 다녀오면 좋겠네. 무엇을 남길까? 옳거니, 쪽글을 남기면 되겠네. 작은아이가 한글을 재미나게 익히도록 ‘ㄱ’을 놓고 열 줄짜리 글을 작은 종이에 적어 본다. 한달음에 재미난 글이 태어난다. 열 줄 가운데 석 줄을 옮겨 본다. 2017.3.4.흙.ㅅㄴㄹ


강아지가 가는 길에

고양이가 고기를 갖고서

같이 가자며 걷네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글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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