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밥하면서 읽는 책 2017.3.1.
어제 나무 뚝딱거리는 일을 아침부터 저녁 즈음까지 한 탓일까. 오늘은 아침부터 온몸이 저리면서 골골거린다. 그래도 밥을 지어 아침을 차렸고, 빨래도 했으며, 마을 빨래터도 치웠다. 다만 기운은 여기까지. 집으로 돌아와서 자리에 드러누워 허리를 폈다. 저녁을 새로 짓지 않고 비빔밥을 한다. 국도 안 끓이고 비빔밥만 하지만 두 아이가 잘 먹어 준다. 밥 잘 먹고 신나게 잘 뛰노는 이렇게 이쁜 아이들이 우리 집 아이들이로구나. 골골거리면서 생강술을 반 잔쯤 마신다. 몸에 기운이 떨어질 적에 생강술은 여러모로 좋다. 올가을에는 햇생강으로 생강술을 좀 넉넉히 담가 놓자고 생각해 본다. 부엌 밥상맡에 앉아 비빔밥을 먹으며 《오늘의 네코무라 씨》 여섯째 권을 읽는다. 밥하고 나서 읽는 만화책으로 딱 걸맞지 싶다. 아니, 집살림하는 사람으로서 숨을 고르거나 쉬면서 펼치는 책으로 《오늘의 네코무라 씨》는 더없이 어울리지 싶다. 언제 보아도 네코무라 씨는 참으로 상냥하고 바지런하면서 어여쁘다.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