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군내버스에서 읽은 책 2017.2.23.
도서관학교에서 한창 사진틀을 짜다가 못이 다 떨어져서 읍내로 사러 간다. 면소재지 철물점에서 살 수 없는 못이라 읍내 철물점에는 있을까 싶어 다녀오기로 한다. 포항 ‘달팽이 책방’에서 3월부터 사진잔치를 하는데 사진틀 짤 생각을 여태 안 하며 지냈다. 서울마실을 다녀온 지 이레가 지났어도 아직 몸이 해롱거린 탓일까. 업체에 맡길까 생각하다가 두 아이를 심부름꾼으로 삼아서 사진틀을 짜 보는데 생각보다 쉽고 재미있다. 아이들도 재미있어 한다. 다만 못이 다 떨어졌으니, 원. 아이들하고 곁님이 먹을 국을 두 가지로 끓여 놓는다. 아이들은 저녁을 먹으라 하고 혼자 버스를 탄다. 다니구치 지로 님 만화책 《지구빙해사기》 상·하 권을 읽는다. 하권 끝자락을 보니 이 만화책은 다니구치 지로 님이 1987∼1990년 사이에 드문드문 그려서 낱권책 두 권으로 마무리지은 작품이라고 한다. 이야기가 더 뻗을 만했을 텐데 다른 작품을 그리느라 바빠서 상·하권에서 끝났단다. 좀 느긋하게 그려 볼 수 있었다면, 더 꾸준히 그려 볼 수 있었다면, 부랴부랴 마무리짓기보다는 더 깊고 넓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으랴. 그러나 다니구치 지로 님으로서는 다른 갈래 만화에 더 눈이 가셨지 싶고, 다른 갈래 만화에서 빛을 보았으리라 느낀다. 그나저나 읍내에서 마땅한 못을 찾지 못한다. 그나마 고흥읍 다이소에서 28mm 못을 45그램 산다.28mm 못을 사기 이렇게 어렵나? 못을 mm에 맞추어 상자로 파는 못집은 어디에 있을까? 히유.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