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사진
아이들을 찍은 사진을 요 몇 해 사이에 거의 갈무리도 안 하며 지냅니다. 한동안 아이들 사진을 바지런히 종이로 뽑아서 일산하고 음성 두 곳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띄웠으나 요새는 이렇게 안 합니다. 다른 일이 많다고 여겨 사진을 찍기만 하고 그저 모셔 두기만 했어요. 이러다가 어제 하루 몰아서 지난 여덟 달치 사진을 한꺼번에 갈무리를 해 놓습니다. 종이로 뽑자니 벅차고, 이보다는 작은 사진책으로 꾸며 놓자는 마음으로 600장을 갈무리합니다. 따로 건사할 600장을 갈무리하려고 숱한 사진을 들여다보느라 하루가 꼬박 지나가더군요. 가만히 살피니 두 아이가 갓 태어날 무렵하고 대면 사진을 참 적게 찍는구나 싶기도 하고, 굳이 사진으로 안 남기는 사랑스럽고 살가운 살림도 꽤 많다고 깨닫습니다. 사진으로 담는 모습은 참말 얼마 안 되기 마련이에요. 눈부신 하루 가운데 1초쯤 사진으로 남을까요? 신나는 하루 가운데 아주 자그마한 조각이 사진으로 남는 셈일까요? 2017.2.23.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