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아버지가 서울에서 바깥일을 보고 사흘 만에 돌아오니, 두 아이는 아버지를 기다리며 이것저것 했다고 참새처럼 노래합니다. 이 노랫소리를 들으며 기운을 차리고, 이 노랫소리를 헤아리며 잠자리에 들어요. 이 노랫소리를 그리며 새 아침을 열고, 이 노랫소리를 새롭게 지필 살림을 떠올리며 빨래부터 합니다. 어떤 일을 하거나 어떤 글을 쓸 적에는 어떤 새로운 길을 걸으며 배우는가 하고 설렙니다. 나날이 자라는 아이들 곁에서 함께 가르치고 배우며 이끄는 살림에서는 가만히 지켜보고 기다리면서 새삼스레 깨닫는 이야기를 차곡차곡 담습니다. 함께 지필 수 있는 불씨이기에 기다릴 테지요. 함께 따뜻하게 쬘 불이기에 기다리면서 즐거울 테고요. 2017.2.19.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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