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맛
마실길을 나서는 아침입니다. 무엇을 해 놓으면 좋을까 하고 생각하며 어젯밤 잠들었고, 새벽에 일어나서 씻고 주섬주섬 챙깁니다. 밥을 지을까, 빨래를 할까, 곁님이나 아이들이 어련히 잘 하리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며칠쯤 아버지 밥맛을 못 보고 어머니 밥맛을 볼 테지요.즐겁게 길을 나서려 합니다. 오늘 할 일을 헤아리고, 오늘 만날 이웃님을 마음에 담으려 해요. 저는 저대로 마실길에서 마실밥을 먹을 테고, 세 사람은 시골집에서 시골밥을 먹을 터입니다. 슬슬 해가 오릅니다. 차츰 해는 일찌감치 높이 뜨면서 천천히 집니다. 하루하루 따스한 기운이 퍼집니다. 2017.2.16.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