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밥하면서 읽는 책 2017.2.14.


요 며칠 동안 밥을 짓는 틈틈이 《가와구치 요시카즈의 자연농 교실》을 읽는다. 흙을 살리는 길을 걸으면서 논밭을 가꾸는 이야기를 다루는 책이다. 사진하고 그림을 매우 알맞게 넣으면서 새내기 시골지기도 즐겁게 흙살림을 익히도록 북돋우는 책이라고 느낀다. 다만 번역은 매우 아쉽다. 아무래도 ‘유기농·관행농·자연농’ 같은 이름도 일본에서 들어온 일본 한자말이고, 유기농이든 관행농이든 자연농이든 일본에서 빚어서 쓰는 한자말이 매우 많다. 이 책에서는 이런 일본말을 거의 못 거른다. “갈지 않다·무경운”이 뒤섞여 나오고 “손수 받는 씨앗·자가 채종”이 뒤섞여 나오며 “제때에 씨뿌리기·적기 파종”이 뒤섞여 나온다. 흙을 ‘진압한다’고 자꾸 나오기에 뭔 소리인가 했더니, ‘누르다’를 일본 한자말로는 ‘진압’으로 적더라. 흙을 살리면서 우리 몸을 살리는 길을 서로 즐겁게 걷는다면, 말을 살리면서 우리 마음을 살리면서 함께 기쁜 삶이 된다면 참으로 아름다우리라 생각한다. 아무튼 번역은 매우 아쉬워도 아주 멋진 책이기에 밥을 짓는 부엌 한쪽에 놓고서 차근차근 읽는다.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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