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손에는
네 손에 쥔 숟가락에 메추리알 하나. 메추리알은 간장 국물에 담겨 펄펄 끓는 동안 겉이 가무스름하게 옷을 입는데 속은 그예 노랗구나. 한입 살짝 베어물어 속을 들여다보고는 “이것 봐! 속은 아직 노래!” 하고 신나서 소리를 치네. 네 작은 한입처럼 너희 어머니랑 아버지도 어릴 적에 메추리알을 야금야금 베었고 속은 아직 노란 빛깔이 감돌아 참 재미있네 하고 느꼈지. 네 손에는 오래된 어제가 담겼고, 네 손에는 새로운 오늘이 흐르며, 네 손에는 눈부신 모레가 자라는구나. 2017.2.6.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