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 도서관에 웬 ‘조윤선 표창장’?
― 군민을 생각한다면 ‘전시행정’을 없애야
2017년 1월부터 전남 고흥군 고흥읍에 있는 고흥군립도서관 1층 맞이방에 온갖 표창장이 전시되었습니다. 표창장이 놓인 자리에는 지난해까지 고흥군 어린이와 푸름이가 빚은 공예품이나 작품이 있었습니다.
고흥군에서 자랑할 만한 것이 있기에 어린이와 푸름이 공예품하고 작품을 치우고 표창장을 놓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곳 고흥군립도서관 1층 맞이방에 놓은 표창장 가운데 하나는 ‘조윤선 표창장’이었습니다.
조윤선은 어떤 사람일까요? 조윤선이라는 사람이 장관으로 있던 때에 고흥군에 ‘내려준’ 표창장이 고흥군으로서는 자랑스러우면서 널리 알릴 만했을까요?
고흥군 평생학습사업소는 이 ‘조윤선 표창장’을 한 달 남짓 그대로 전시했습니다. 고흥군 평생학습사업소 쪽에서는 이 표창장을 놓고서 “평생학습사업소의 다양한 시책과 업무추진을 평가 받은 성과물로서 군민과 함께 자긍심을 공유하고자하는 차원에서 전시 되었다”고 밝힙니다.
고흥군에서 밝힌 답변은 좋은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고흥군이 나름대로 잘했기에 받은 표창장이라면 자랑할 만하겠지요. 그러면 ‘박근혜 표창장’이나 ‘이명박 표창장’이 있으면 이러한 표창장도 전시를 할 만한지 묻고 싶습니다.
그들이 장관이나 대통령 자리에서 어떤 일을 했건 따지거나 살필 까닭이 없이, ‘높은 자리’에 있는 이들이 주는 표창장은 고흥에서 자랑할 만한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블랙리스트 말썽’을 일으킨 이들 가운데 하나인 조윤선일 뿐 아니라 ‘관제데모 말썽’에도 얽히는 조윤선입니다. 상장이나 표창장을 줄 적에 누가 받을 만한가를 꼼꼼히 따질 터인데, 상장이나 표창장을 받을 적에도 꼼꼼히 따질 터입니다. 아무나 준다고 덥석 받을 상장이나 표창장이 아닙니다. 장관이나 대통령이 주는 상장이라고 해서 그냥 덥석 받을 만한 상장이나 표창장이 될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고흥군에서 ‘조윤선 표창장’을 함께 전시한 때에는 대통령 탄핵뿐 아니라 조윤선이 장관으로서 도덕을 매우 잃은 말썽을 저지른 잘못이 뻔히 드러난 뒤입니다. 그리고 조윤선은 한국에서 ‘장관으로서 첫 구속 수감’된 사람이기도 하지요.
고흥군에 ‘조윤선 표창장’을 철거해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고흥군에서는 “최근의 여러 상황을 비추어볼 때 취지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본 전시물은 내부에 보관하고 향후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성과물과 작품 위주로 전시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하고 답변했습니다. 이 답변에서 하나를 더 생각해 봅니다. ‘조윤선 표창장’을 “내부 보관”까지 해야 할 값어치가 있을는지요? 고흥군 평생학습사업소가 고흥뿐 아니라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스럽게 행정을 펼친다면 아무 상장이나 표창장이 없이도 아름답고 떳떳합니다. 부정과 부패로 얼룩진 사람들이 내려준 상장이나 표창장을 ‘폐기’하지 않고 ‘보관’해야 할 만한 값어치는 무엇일까요? 더욱이 조윤선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온나라가 떠들썩할 만큼 말썽이 되었는데에도 이를 고흥군은 왜 스스로 철거하고 폐기하지 않았을까요?
고흥군이 ‘전시행정·탁상행정’에서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조윤선 표창장 전시’ 같은 허울뿐인 행정이 아니라, 속으로 알차고 아름다운 행정으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사람들한테 믿음을 사지 못하는 이는 대통령이나 장관 자리에 어울리지 않다는 대목을 작은 지자체 고흥군이 똑똑히 알아차리기를 바라 마지 않습니다. 2017.2.4.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