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후회망상 아가씨 2 -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 도쿄 타라레바 아가씨
히가시무라 아키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674



아무 일이나 일어난다면 안 좋아

― 도쿄 후회망상 아가씨 2

 히가시무라 아키코 글·그림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 2016.12.25. 4500원



  만화책 《도쿄 후회망상 아가씨》(학산문화사,2016) 둘째 권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이 만화책에 나오는 세 아가씨는 늘 뉘우치면서 바보스레 생각하며 지낸다고 합니다. 뉘우치면서 즐겁지 않은 줄 알지만 이 짓을 자꾸 되풀이한대요. 바보스레 생각하는 줄 알아도 이 생각을 멈추지 못한대요.



“그래, 얘도 가끔은 섹스한다고! 그럼 안 돼?” “잠깐, 카오리. 그만. 그렇게 큰소리로!” (13쪽)


“아니, 그 녀석이 ‘사귀자’ 비슷한 말이라도.” “못 들었어. 깨 보니 없었는걸.” (15쪽)



  어쩌면 우리도 이 만화책 아가씨처럼 ‘뉘우치고 되풀이하는’ 하루는 아닐까요? 만화책 아가씨 모습만이 아니라 우리 누구나 ‘바보스레 생각하고는 또 바보스러운 생각’으로 이어지는 나날은 아닐까요?



‘무슨 일이든 있기만 해도 낫다. 아무 일도 없는 편이 낫다. 아무도 상대해 주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하룻밤 실수의 상대가 그나마 꽃미남이니 낫다.’ (24쪽)


‘만일 내가 좀더 젊었다면, 그 녀석과 어울릴 만큼 젊고 예뻤다면, 아아 또 후회망상 늘어놓는 바보 같은 여자입니다.’ (27쪽)



  뉘우치는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새롭게 생각해야 합니다. 바보스러운 생각에서 벗어나려면 스스로 아름다움을 생각해야 합니다.


  새롭게 생각하지 않으니 어떤 일을 겪든 배우지 못해요. 배우지 못하는 탓에 새로움을 알아차리지 못해요.


  뉘우침은 이제 그치고 날마다 새롭게 살려고 마음을 기울일 노릇이에요. 바보스럽다고 느꼈으면 ‘그래 내가 참 바보스러웠네’ 하고 즐겁게 배운 뒤에, 이제부터는 ‘그렇구나 내가 참 아름답네’ 하고 느낄 수 있을 만한 길로 거듭나야지 싶어요.



‘요리로 남자를 유혹하거나, 잡아 두거나, 그런 사고방식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난 좀더 도시적인 교제가 좋다. 고기감자조림을 밀폐용기에 담아 남자에게 갖다 주는 짓 따위 절대 싫다.’ (85쪽)


‘거기에 어울리는 사랑 이야기를 할 수 없는 나이가 되고 말았다. 그 아이들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이야기를.’ (135쪽)



  반짝거리는 이야기는 열 몇 살이나 스물 몇 살에만 할 수 있지 않습니다. 서른에는 서른대로 반짝거리고 마흔에는 마흔대로 반짝거려요. 쉰이나 예순에는 쉰이나 예순답게 아름다운 삶과 살림과 사랑이 있어요.


  시골스러운 사랑은 시골스러운 대로 아름다워요. 도시스러운 사랑은 도시스러운 대로 아름답고요. 어떤 사랑이든 스스로 바라보고 생각하고 꿈꾸는 길로 나아갈 수 있으면 됩니다.



‘알고는 있지만 그만둘 수 없어. 꿈꾸는 걸 그만둘 수 없어. 술을 마시고 푸념 늘어놓는 것을 그만둘 수 없어. 여자란 걸 그만둘 수 없어. 그만두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어.’ (146∼147쪽)


‘그런 관계를 가졌으면서, 그렇게, 알몸이 되어 그랬으면서, 그 녀석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그 녀석도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148∼149쪽)



  꿈을 꾸기에 한 걸음씩 내딛습니다. 꿈을 안 꾸기에 뒷걸음을 치거나 제자리걸음으로 맴돕니다. 서로 알려고 하기에 사랑으로 나아가요. 서로 알려고 하지 않았기에 겉치레나 허울뿐인 만남으로 스치고 지나가요.


  참말로 ‘후회망상 아가씨’들이 이제는 ‘후회망상’은 고이 접고서 꿈으로 나아가면 좋겠어요. 그만 뉘우치고 그만 바보스레 굴면서 사랑을 곱게 품을 수 있기를 빌어요. 2017.2.4.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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