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모를 뿐



  고양이밥을 꼭 두 접시 내놓습니다. 마을고양이는 늘 다른 모습으로 밥을 먹습니다. 한꺼번에 달려드는 일은 없고, 어느 한 마리가 조용히 먹으면 다른 고양이가 곁에서 기다려요. 서너 마리가 한 접시에 나란히 고개를 박고서 먹기도 합니다. 틀림없이 두 접시를 내놓는데 굳이 한 접시에 놓인 것을 먹으려고 기다린다든지, 같이 고개를 박는다든지 합니다. 처음에는 좀 다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어느 때부터인지 다음 고양이 몫을 남길 뿐 아니라, 이제는 다투는 일이 가뭇없이 사라집니다. 느긋하게 먹고 느긋하게 기다립니다. 고양이도 다 아는구나 싶어요. 사람이 모를 뿐이에요. 2017.1.30.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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