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맞추기 놀이
어릴 적에 조각맞추기 놀이를 퍽 즐겼습니다. 조각맞추기 놀이를 할 적마다 ‘나는 저번에 다 맞춘 조각그림을 하나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마치 처음으로 이 조각을 맞춘다’는 마음이 되려 했어요. 느긋하게 천천히 한 조각씩 새롭게 바라보면서 맞추어야 재미있으니까요. 예전에 나온 조각맞추기판은 그림도 어설프고 조각 갯수도 그리 안 많았다고 떠오릅니다. 요즈음에는 그림도 훌륭하고 조각 갯수도 퍽 많아요. 어릴 적에 이 놀이를 참말 즐기고 싶었으나 제대로 된 조각그림판이 없어서 못 누렸다는 생각에 몇 가지 조각그림판을 장만합니다. 때때로 큰아이하고 우리 나름대로 조각그림판을 그려서 오리기도 합니다. 아버지가 거들면 한결 쉽고 빠르게 맞출 만하지만, 일부러 어깨너머로 구경을 합니다. “좀 도와주지, 힝!” 하는 아이들은 저희끼리 스스로 해도 한 시간이면 넉넉히 조각을 다 맞춥니다. 얘들아,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스스로 큰 그림을 생각하면서 작은 조각을 맞추는 기쁨이 있어서 이런 놀이를 한단다. 2016.12.24.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