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893 : 역할을 맡다



많은 역할을 맡았던

→ 많은 일을 맡았던

→ 많은 몫을 맡았던

→ 많은 구실을 했던


역할(役割) : 1. 자기가 마땅히 하여야 할 맡은 바 직책이나 임무 ‘구실’, ‘소임’, ‘할 일’로 순화 2. = 역(役)

직책(職責) : 직무상의 책임

직무(職務) : 직책이나 직업상에서 책임을 지고 담당하여 맡은 사무. ‘맡은 일’로 순화

책임(責任) : 1. 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

임무(任務) : 맡은 일. 또는 맡겨진 일

소임(所任) : 1. 맡은 바 직책이나 임무

역(役) : 1. 영화나 연극 따위에서 배우가 맡아서 하는 소임 ≒ 역할 2. 특별히 맡은 소임

맡다 : 1. 어떤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담당하다

담당하다(擔當-) : 어떤 일을 맡다



  일본 한자말 ‘역할’은 “맡은 바 직책이나 임무”를 뜻한다는데, ‘직책 = 직무상의 책임 = 맡은 일의 맡은 임무 = 맡은 일의 맡은 맡은 일’이요 ‘임무 = 맡은 일’이니, ‘역할 = 맡은 바 맡은 일의 맡은 맡은 일이나 맡은 일’인 꼴입니다. 한국말사전은 ‘역할’ 말풀이에서만도 ‘맡다’라는 낱말이 다섯 차례나 나오는 순 엉터리인 셈입니다. 아무튼 ‘역할 = 맡은 일’이니, “맡은 역할”이라든지 “역할을 맡다”라고 하면 겹말이에요. ‘역할’은 ‘구실’이나 ‘소임’ 같은 낱말로 고쳐써야 한다고 하지요. 그런데 ‘소임 = 맡은 직책이나 임무’라 하니, 또 말풀이가 수없이 돌림풀이가 됩니다. ‘역’이라는 외마디 한자말도 이와 같아요. 가만히 보면 ‘역할·직책·직무·책임·임무·소임·역 = 맡은 일’이라 할 수 있어요. 처음부터 한국말 ‘맡다’나 ‘구실’을 썼다면 이 같은 뒤죽박죽 말풀이나 돌림·겹말풀이는 없었구나 싶은데요, 한국말사전은 ‘맡다’를 ‘담당하다’라는 한자말로 넣어서 “책임을 지고 담당하다”로 풀이하면서 돌림·겹말풀이가 되고, ‘담당하다’는 다시 ‘맡다’로 풀이하면서 돌림풀이입니다. 2016.12.23.쇠.ㅅㄴㄹ



시위 준비에 필요한 많은 역할을 맡았던 주모자였다

→ 시위를 준비하며 많은 몫을 맡고 이끌던 사람이었다

→ 시위를 앞두고 많은 일을 맡아서 이끌던 사람이었다

《공현·전누리-우리는 현재다》(빨간소금,2016) 2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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