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발 (도서관학교 일기 2016.12.21.)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오늘은 비가 안 오겠거니 여겼으나 비가 옵니다. 어쩌면 비를 생각하면서 마음에 비를 그렸으니 비가 올는지 몰라요. 맑은 하늘과 밝은 구름과 환한 햇살을 생각하면서 마음에 이런 날씨를 그렸으면 맑고 밝으며 환한 하루였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집에 여러 달째 쌓아 두고서 거의 안 들춘 책을 치우기로 합니다. 천바구니로 세 꾸러미를 골라냅니다. 곧 느낌글을 써서 도서관으로 옮기자고 생각했지만 정작 여러 달 동안 제대로 안 들추고 자리만 차지한 책입니다. 이런 책은 아직 집에 많습니다. 여러모로 쓰임새가 있으리라 여기며 장만한 책인데 꽤 오래 손을 못 타는 책인 셈입니다. 책한테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속삭이면서 도서관으로 옵니다. 다 읽었되 느낌글까지는 안 써도 되리라 여기는 책은 제자리를 찾아 꽂힙니다. 곧 마저 읽고 느낌글까지 쓰려는 책은 도서관 책상맡에 놓습니다. 설마 도서관에서 미처 못 치우는 책이 또 쌓이려나요. 낮에 사진꾸러미가 택배로 옵니다. 곁님 일산 식구가 예전에 다 같이 모여 찍은 사진을 크게 여러 장 뽑았습니다. 우리 집 아이들이 도서관학교랑 마을이랑 집에서 노니는 사진은 작은 사진책으로 묶었습니다. 일산 할머니 할아버지하고 음성 할머니 할아버지 앞으로 아이들 사진책을 상자에 담아서 부치기로 합니다. 가늘게 내리는 겨울비를 맞으며 자전거를 달려서 면소재지 우체국에 다녀옵니다. 겨울비이지만 등에서 후끈후끈 땀이 납니다. 차갑지 않고 시원한 겨울 빗발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도서관학교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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