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다 (도서관학교 일기 2016.12.13.)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2011년에 고흥에 뿌리를 내렸으나 아직 풀지 않고 상자에 쟁인 살림이 제법 있습니다. 도서관 한켠에 이런 상자나 꾸러미가 있습니다. 언젠가 풀어서 제자리를 찾아서 놓겠지 하고 여기지만, 막상 이렇게 안 한 지 여러 해가 흘렀어요. 여러 해가 흐르도록 따로 돌아보지 않기까지 합니다. 이럴 때마다 생각에 잠겨요. 이처럼 여러 해가 흐르도록 한 번도 안 들추는 살림이라면 나한테 굳이 없어도 되는 짐덩이인 셈은 아닌가 하고요. 버려야 한다면 버리자는 생각으로 묵은 짐꾸러미를 끌르는데 곁님이 인천에서 한창 종이접기를 하면서 보던 작은 책이 여러 권 나옵니다. 곁님을 만나기 앞서 헌책방을 다니며 모은 ‘일본 오리가미 책’입니다. 종이접기를 할 생각이 딱히 없었어도 ‘일본 오리가미 책’이 퍽 야무지고 알차다고 여겨서 장만해 둔 적이 있고, 곁님하고 살며 이 책을 보라고 건네었는데, 몇 차례 살림집을 옮기면서 그만 짐꾸러미에 박혔구나 싶어요. 마침 큰아이가 종이접기를 몹시 좋아하고 즐기니 이 책을 새롭게 건넬 만합니다. 큰아이는 일본말을 모릅니다만, 종이접기는 ‘말을 몰라’도 그림으로 생각을 밝혀서 익힐 수 있습니다. 두 시간 남짓 묵은 짐을 치우고서 집으로 돌아갑니다. 작은아이가 도서관 자물쇠를 채웁니다. 마을 논둑에서 펑퍼짐하게 잎을 내놓은 유채를 만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도서관학교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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