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와중 渦中


 전란의 와중에 가족을 잃었다 → 전쟁통에 식구를 잃었다

 그 와중에도 새치기를 하려는 → 그 북새통에도 새치기를 하려는

 치열한 경쟁의 와중을 뚫고 → 불꽃튀는 경쟁을 뚫고

 바쁘신 와중에 → 바쁘신 데에 / 바쁘신데 / 바쁘신 나날에

 자는 와중에도 → 자는 동안에도 / 자다가도 / 자는데도

 힘든 와중에 → 힘든데 / 힘든 판에


  ‘와중(渦中)’은 “1. 흐르는 물이 소용돌이치는 가운데 2. 일이나 사건 따위가 시끄럽고 복잡하게 벌어지는 가운데”를 가리킨다고 해요. 그러나 첫째 뜻으로는 쓰는 일이 없고, 으레 둘째 뜻으로 씁니다. “먹는 와중에 전화를 받다”라든지 “밥을 하는 와중에도 부침개를 하느라”처럼 쓰는데, “먹다가 전화를 받다”나 “밥을 하면서도 부침개를 하느라”처럼 손질해야 올바릅니다. ‘가운데’를 뜻한다고 하지만, 어느 일을 하는 동안은 ‘동안’으로 적고, ‘-다가’나 ‘-ㄴ데’로 적지요. 때로는 ‘통’이나 ‘판’이나 ‘마당’이나 ‘북새통’으로 손볼 만해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와중(窩中)’이라는 한자말을 “= 굴속”을 뜻한다면서 싣지만, 이 한자말은 쓸 일이 없으니 털어내야겠습니다. 2016.12.16.쇠.ㅅㄴㄹ



그 와중에 농협은 고리대금업을 하고

→ 그런데 농협은 고리대금업을 하고

→ 그 판에 농협은 고리대금업을 하고

→ 그 마당에 농협은 고리대금업을 하고

《하종강-길에서 만난 사람들》(후마니타스,2007) 39쪽


그러한 와중에서도 일본의 식량 창고, 훗카이도 지방에는

→ 그런데도 일본 식량 창고, 훗카이도 쪽에는

→ 그런 마당에도 일본 식량 창고, 훗카이도에는

→ 그렇지만 일본 식량 창고, 훗카이도에는

《아라카와 히로무/김동욱 옮김-백성귀족 1》(세미콜론,2011) 3쪽


그런 와중에도 병사들은 여자들이 있는 곳을 찾아 들었어요

→ 그런 판에도 병사들은 여자들이 있는 곳을 찾아 들었어요

→ 그런 통에도 병사들은 여자들이 있는 곳을 찾아 들었어요

→ 그런데도 병사들은 여자들이 있는 곳을 찾아 들었어요

《이시카와 이쓰코/손지연 옮김-일본군 ‘위안부’가 된 소녀들》(삼천리,2014) 31쪽


그러는 와중에도 내 딸꾹질은 계속 이어졌다

→ 그러는 동안에도 내 딸꾹질은 이어졌다

→ 그런데도 내 딸꾹질은 이어졌다

《신채연-우리 엄마는 응우웬티기에우짱》(노란돼지,2015) 5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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