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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지 않는 두사람 3
요시다 사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658
즐거운 삶을 찾는 하루
― 일하지 않는 두 사람 3
요시다 사토루 글·그림
대원씨아이 펴냄, 2016.1.31. 5000원
만화책 《일하지 않는 두 사람》(대원씨아이,2016)을 셋째 권까지 읽으며 비로소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 만화책에는 거의 집에만 틀어박히며 지내는 두 사람이 나와요. 한 사람은 오빠이고, 한 사람은 여동생입니다. 오빠는 어릴 적부터 여동생을 돌보면서 지냈다고 합니다. 여동생은 다른 사람들 앞에 좀처럼 못 나선다 하고, 다른 사람들하고 말을 섞기도 힘들다고 해요. 이런 여동생이 외롭지 않도록 오빠는 여동생하고 ‘집에 틀어박히는 나날’을 누립니다. 일부러 집에 틀어박혀서 여동생이 안 심심하도록 놀아 준다고 할까요.
“오빠, 대단하다. 직장인은 돈을 주고 물을 사는구나. 단란주점 같은 데도 가곡 그러나요?” “뭐어? 단란, 주점? …… 선배가 가자고 해서, 딱 한 번 가 본 적이 있어.” “오, 직장인!” (12쪽)
‘어? 안 사시는 건가? 그럴 수가. 아아, 이런 과자 정도는 얼마든지 사 줄 수 있는데. 사서 건네주고 싶어. 숙면에 대한 보답으로 건네주고 싶어.’ (28쪽)
앞선 두 권을 읽을 적에도 어렴풋이 느끼는데, 만화책에 나오는 오빠는 이것저것 할 수 있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나 거의 일부러 여동생한테 맞추어 주지 싶어요. 이렇게 해야 여동생이 느긋할 수 있거든요. 이러면서도 오빠는 가만히 있지 않아요. 바지런히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읽고, 헌책방 나들이를 하면서 값싸게 책을 사서 읽어요. 때로는 고등학교 적 수학 문제집을 풀기도 합니다.
아는 사람이 바쁘다고 해서 만화 배경 그려 주는 일을 하고 일삯을 받아 오기도 해요. 이런저런 모습은 동생으로서는 대단해 보입니다. 다만 동생은 오빠가 이렇게 여러 가지를 해도 그저 놀라워할 뿐, 스스로 나서지 못해요. 오빠가 밥을 지어서 차려 줄 적에도 놀라워할 뿐 좀처럼 스스로 못 나서요.
“이렇게 잔뜩 네잎클로버가 있어도, 우리는 별로 행복하지 않은 거 아냐?” “매일 게으름을 피울 수 있으니, 나름 행복한 거지.” “그것도 그러네.” (29∼30쪽)
“오랜만에 개최해 볼까 해. 영화 합숙을!” “여, 영화 합숙. 하자. 영화 합숙 하자!” “좋아! 비디오 대여점으로 출발!” “옛썰!” (90쪽)
두 사람은 돈을 버는 일만 안 할 뿐입니다. 게으름을 피운다기보다 응어리를 깨려고, 껍질을 깨기까지, 조용히 근심걱정 모두 털면서 가장 즐거울 하루를 생각해서 이 길대로 나아가지 싶어요. 그래서 오빠도 동생한테 맞추어 준다기보다 오빠 스스로 가장 즐거울 놀이를 찾고, 동생도 동생 나름대로 스스로 가장 즐거울 삶을 찾도록 함께 나아가는 길을 걸어가지 싶습니다.
이리하여 이런 두 남매가 하루 내내 근심걱정 안 모으고 노는 모습을 지켜보는 이웃집 사람은 두 사람 때문에 마음이 가벼워져요. 이 땅에서 어떤 일을 하든 굳이 근심걱정을 마음에 안 담아도 된다고 하는 대목을 ‘바보 남매’한테서 배우거든요. 두 남매는 어느 모로는 바보스러운 모습이 될 테지만, 바로 이 바보스러운 모습이기에 이웃한테는 사랑스러운 아이들로 스며들 수 있어요. 2016.12.14.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