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먼저 할까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언제 어디에서나 글쓰기가 맨 먼저 할 일이 된다. 살림꾼이라면 언제 어디에서나 살림짓기가 맨 먼저 할 일이 된다. 아이 어버이라면 언제 어디에서나 아이 돌보기가 맨 먼저 할 일이 된다. 곁님을 사랑하는 넋이라면 언제 어디에서나 곁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맨 앞자리에 놓인다. 시골지기라면 시골에서 시골일을 맨 먼저 하기 마련이다. 스스로 어느 자리에 서는가를 헤아리면서 글을 매만진다. 글을 매만지다가도 ‘내가 누구인가?’ 하고 물으며, 글을 손질하다가도 ‘나는 어떤 사람인가?’ 하고 묻고, 글을 마무리짓다가도 ‘내가 선 이곳’을 가만히 되새긴다. 오늘은 서울에 갑작스런 볼일이 있어 아침 일찍 길을 나서느라 시외버스에 혼자 있다. 마음을 다스리는 노래를 들으면서 책 두 권을 읽었고, 이제 무릎에 작은 셈틀을 올려놓고 글을 쓴다. 2016.12.14.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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