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232] 설겆수세미



  예전에는 ‘수세미’라고 하면 ‘수세미외’라고도 하는 덩굴풀이 있고, 이 덩굴풀 수세미(수세미외)를 잘 말려서 설거지를 할 적에 쓰는 부엌살림 수세미가 있어요. 옛날에는 집집마다 수세미외 씨앗을 심어서 기른 뒤에 열매를 얻어 손수 말린 뒤에 설거지를 하는 부엌살림으로 삼았어요. 오늘날에는 가게에서 실리콘 수세미나 아크릴 수세미를 사다가 쓰지요. 가게에서 안 사고 실로 뜨개를 해서 설거지를 할 적에 쓰기도 하고요. 가만히 살피면 그릇을 씻으려고도 수세미를 쓰지만, 몸을 씻으려고도 수세미를 써요. 이때에는 ‘손타월·핸드타월’이나 ‘때타올·때타월’ 같은 말을 뒤섞어서 쓰는데, 영어 ‘towel’을 놓고 ‘타월·타올’로 옮기기보다는 ‘수세미’라는 낱말을 살려서 써 볼 만하지 싶어요. 설거지에서는 ‘설거지수세미·설겆수세미’라 하면 되고, 손에 끼워서 몸을 씻으면 ‘손수세미’라 할 만하며, ‘몸수세미’라 해 볼 만해요. 때를 벗길 적에는 ‘때수세미’가 돼요. 자동차를 닦는데 쓰면 ‘차수세미’라 하면 되지요. 손이나 몸을 씻는 수세미는 ‘씻는수세미’나 ‘씻수세미’처럼 이름을 붙여도 잘 어울려요. 수세미에 막대를 달아 유리나 바닥을 닦는다면 ‘막대수세미’가 됩니다. 2016.12.11.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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