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마흔 권
사흘 동안 서울마실을 하며 바깥일을 보는 틈틈이 책방을 다섯 군데 돌았습니다. 책방 다섯 군데를 돌면서 그림책을 마흔 권 장만했습니다. 이제껏 읽은 그림책이 여러 천 권인데 아직 읽지 못하고 장만하지 못한 그림책으로 마흔 권을 신나게 장만했습니다. 그림책 마흔 권을 장만하면서 무척 즐겁습니다. 그림책 마흔 권은 모두 책방에 서서 다 읽은 뒤에 장만했고, 이 가운데 여섯 권은 가방에 챙겨서 시골집으로 들고 갑니다. 나머지 서른네 권은 택배를 맡깁니다. 어느 책이 안 아름다울까마는, 아이들하고 웃음꽃이나 눈물꽃을 지피도록 북돋우는 사랑스러운 그림책은 참말 사랑스러울 뿐 아니라 가없이 아름답구나 싶어요. 따스한 글에 싱그러운 그림이 아름답습니다. 싱그러운 글에 따스한 그림이 아름답습니다. 짧은 글하고 시원스러운 그림이 곱게 어우러지는 그림책을 빚자는 생각은 누가 처음에 했을까요? 아름다운 그림책을 읽으며 자라서 어른이 된 뒤에 새롭게 아름다운 그림책을 빚을 수 있었을 테고, 또 새로운 아이들은 새로운 그림책을 보고 자라서 어른이 되며 다시금 새롭게 아름다운 그림책을 빚을 수 있을 테지요. 그림책을 짓는 분들은 틀림없이 아름다움이랑 사랑스러움을 기쁘게 삶으로 받아들여 이웃하고 어깨동무하려는 마음이리라 생각합니다. 2016.12.10.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