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피시방



  적어도 어제까지 마무리를 짓고 싶었는데 하루를 넘겨 오늘 마무리를 짓습니다. 히유. 한숨을 돌립니다. 종이책 《책빛숲》을 곧 전자책으로 바꾸는데, 새 《책빛숲》에 넣을 글 네 꼭지를 새로 마무리하느라 아침부터 숨가쁘게 자판질을 합니다. 어디에서? 처음에는 피시방을 찾아보았는데, 어젯밤을 지낸 상도동에서 못 찾고, 장승배기역까지 걸었으나 또 못 찾아서, 전철을 타고 합정역으로 와서도 못 찾은 터라, 그러면 설마 하는 마음으로 합정역 〈알라딘〉 중고매장에 들어와 보았어요. 아, 이곳에서는 노트북에 밥을 주면서 글을 쓸 수 있네요. 이런 자리가 다 있었군요. 여느 피시방은 다른 손님이 게임을 하는 소리가 너무 크기도 하고, 게임을 하면서 피우는 담배도 그리 내키지 않는데, 알라딘 중고매장은 이런 대목에서 퍽 좋네 싶습니다. 여느 새책방이나 헌책방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쉼터’ 구실이 되어 준다고 할까요. 코코아 비슷한 초코라테를 마시고 만화책 열일곱 권을 장만하는 값으로 책상 하나를 얻어서 이 글을 씁니다. 2016.12.9.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201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