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물결
조그맣게 이룬 억새물결을 바라봅니다. 아무도 손을 대지 않는 땅에서 피어나는 억새꽃을 바라봅니다. 이 자리는 겨우내 억새춤이 펼쳐질 테고, 새봄에는 유채춤이 펼쳐지리라 생각합니다. 이러는 동안 여러 나무가 하나둘 씨앗을 깨고 자라나 차츰 키를 높일 테지요. 아주 천천히, 그렇지만 더디지 않게, 숲으로 피어나리라 생각합니다. 모든 숲이 그러하듯이 씨앗 한 톨에서 비롯하여 푸르게 푸르게 사랑스럽게 사랑스럽게 이 땅을 보듬으리라 봅니다. 아이들이 물려받아 고이 건사할 수 있는 멋진 땅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2016.11.24.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