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가 칙칙폭폭 알록달록 아기 그림책 15
뻬뜨르 호라체크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687



함께 시원하게 누리는 기차놀이

― 기차가 칙칙폭폭

 뻬뜨르 호라체크 글·그림

 편집부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2007.9.30. 6500원



  기차가 ‘칙칙폭폭’ 소리를 내면서 달리려 합니다. 기차에는 아이들만 탑니다. 아이들은 창문으로 웃몸을 내밀면서 방긋방긋 웃어요. 기차를 모는 아저씨, 그러니까 기차지기도 웃몸을 창문으로 내밀면서 손을 흔듭니다.


  천천히 움직이던 기차는 어느덧 빨라지고, 들을 지나고 숲을 가로지르고 내를 건너면서 온갖 곳을 돌아봅니다. 기차는 어디이든 마음껏 달립니다. 기차가 달리는 동안 아이들은 창밖으로 스치는 모든 모습을 즐겁게 바라봅니다. ‘칙칙폭폭’ 울리는 소리를 들으며 시원하게 바람을 쐬는 기차마실은 신나는 나들잇길이 됩니다.


  작은 그림책이라고 하면 작은 그림책일 텐데, 기차로 나들이를 하는 즐거움을 노래하는 길동무라면 곧바로 나들이 길동무가 되어 주는 《기차가 칙칙폭폭》(시공주니어,2007)입니다.


  이 그림책을 빚은 뻬뜨르 호라체크 님은 바탕빛을 시원하게 쓰는 그림결로 꼭 한 가지 이야기만 그림책 한 권에 담습니다. 《따라기는 빨개요》(2002)나 《까맣고 하얀 게 무엇일까요?》(2002)나 《나비가 팔랑팔랑》(2005)이나 《생쥐야 빨리빨리》(2005)나 《고양이가 좋아해요》(2005)나 《자동차가 부릉부릉》(2007)이나 《살금살금 앙금앙금》(2011) 같은 그림책을 보면, 한 가지 이야기를 한 가지 시원한 바탕빛으로 잘 담아낸 손길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이 그림책을 보면서 ‘우리를 둘러싼 고운 빛깔이 어린 숨결’을 떠올리면서 ‘내가 신나게 누리는 이야기’를 새롭게 바라볼 만해요.


  빼뜨르 호라체크 님이 빚은 그림책은 ‘아기 그림책’이라 하며 서너 살 아이까지 즐기기에 좋다고 하는데, 꼭 이만 한 나이에만 즐기는 그림책은 아니라고 느껴요. 아홉 살 아이도 곧잘 이 그림책을 집어서 싱그러운 빛그림을 누리고, 짤막한 글에서 새롭게 이야기를 꾸미기도 합니다. 여섯 살 아이도 으레 이 그림책을 집어서 온갖 ‘다르고 새로운 이야기’를 지어내곤 해요. 마흔 몇 살인 나도 아이들하고 함께 이 그림책을 언제나 새삼스레 집어들면서 기차놀이를 누립니다.


  표를 끊고 기차를 탈 적에도 기차놀이가 되고 기차마실이지만, 작은 그림책 하나를 손에 쥐고 아이들하고 방바닥에 드러누워 펼칠 적에도 기차놀이가 되며 기차마실을 누립니다. 2016.11.23.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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