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월 까마중꽃
날이 폭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까마중이기 때문에, 까마중이 싹을 트고 줄기를 올려도 웬만하면 그대로 둔다. 그런데 이 십일월에 까마중꽃이 아주 조그마한 틈에서 피어나네. 흙 한 줌 있을까 말까 싶은 틈에 씨앗 한 톨이 뿌리를 내렸고, 줅기도 잎도 씩씩하게 돋아서 조그마한 까마중꽃이 피었네. 찬바람을 물씬 느끼는지 줄기를 올리거나 잎을 더 내놓을 생각보다는 온힘을 꽃에 모으고, 꽃가루받이를 해 줄 벌나비나 벌레나 바람이 있으면 이내 열매를 맺으려고, 참말 부산스레 가을꽃이 곱네. 2016.11.22.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꽃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