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 (도서관학교 일기 2016.11.17.)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도서관학교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도서관학교 한쪽 끝자락에 오래된 은행나무가 있습니다. 이 은행나무는 수없이 시달렸습니다. 굵은 밑동 아래쪽을 보면 톱질 자국이 있어요. 가지도 여러 차례 잘렸어요. 옆에 붙은 논에 그늘을 드리운다면서 마을에서 베어내려 했겠지요. 베려고 하다가 도무지 힘들어서 톱날 자국이 또렷한 채 이 자리에 그대로 있겠지요. 하도 시달리느라 가지도 제대로 못 뻗겠지요. 이 은행나무 둘레에 돋은 풀을 베고, 찔레나무도 벱니다. ‘찔레야, 부디 다른 곳에서 자라렴.’ 은행나무 둘레에 들딸기가 자랍니다. 제법 퍼진 모습을 봅니다. 이듬해 봄에 꽃이 많이 피고 열매도 많이 맺겠네 싶습니다. 은행나무 줄기를 타고 오르는 덩굴을 걷어내는데, 밑동 둘레에 비닐쓰레기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걷어내다 걷어내다 무겁고 너무 많아서 살짝 쉽니다. 따로 끈을 챙겨서 비닐쓰레기를 묶어서 큰길에 내다 놓아야겠어요. 참말로 어떤 분이 비닐농사를 짓고서 비닐쓰레기를 나무 옆에 잔뜩 내다 버릴 생각을 했을까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도서관학교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