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 이삿짐을 날라 주셔요
서울 신촌에 헌책방이 여러 곳 있습니다. 이 가운데 동교동세거리 큰길가에 〈글벗서점〉이 있어요. 이곳은 그동안 꾸준히 지키던 자리를 다른 가게한테 물려주기로 하고는 새로운 자리로 옮긴다고 합니다. 2016년 11월 30일까지 그 자리에서 책방을 열고, 12월 1일부터는 새로운 터에서 지하, 1층, 2층 이렇게 세 군데를 알맞게 나누어 ‘새로운 헌책방’으로 책살림을 짓기로 한답니다. 이런 얘기를 그제 처음 들었고, 어제 〈글벗서점〉에 찾아갔어요. 내 마음은 ‘헌책방 한 곳에 책을 몽땅 싸서 옮기는 길’에 한 권이라도 책을 사서 이삿짐을 줄이고 싶습니다. 이런 마음은 저 혼자만 품지 않았는지, 이런 말씀을 하면서 책을 사는 손님이 제법 있다고 해요. 참말로 고운 손길이지요. 얇은 종이 한 장도 서로 나누어 들면 더 가볍다고 하듯이, 아름다운 책을 우리 손으로 따사로이 어루만져 준다면, ‘헌책방 이삿짐’을 우리가 한두 권씩이라도 ‘우리 집으로 날라’ 볼 수 있다면, 새롭게 태어나려는 헌책방은 더욱 기운을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016.11.11.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헌책방 언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