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꾸러미



  서울마실을 마치고 고흥으로 돌아가는 길에 내 가방은 선물꾸러미로 바뀝니다. 두 아이한테 아기자기한 기쁨이 될 만한 선물을 헤아려 하나씩 장만합니다. 곁님한테 새로운 웃음이 될 만한 선물을 생각해 하나씩 마련합니다. 끝으로 내가 나한테 신나는 노래가 될 만한 선물을 돌아보며 한 가지쯤 챙깁니다. 돈이 얼마나 드느냐 하는 대목은 내려놓고서, 이 선물이 오늘 우리한테 어떤 생각이나 마음을 새롭게 일으켜서 즐거운 이야기꽃으로 거듭나는 이음돌이 될 만한가를 살핍니다. 내 가방은 책도 노트북도 옷가지도 물병도 이것저것 들었으니 꽤 무거운데, 이 선물을 고르고 저 선물을 넣느라 무척 묵직합니다. 낑낑거리며 시외버스에 올랐고, 이 시외버스가 곧 고흥 읍내에 닿으면, 사뿐사뿐 군내버스로 갈아타서 고요한 시골 밤길을 달려 우리 보금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 테지요. 2016.11.11.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살림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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