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사람



  나 혼자만 이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 서울에 마실을 와서 여관에 묵을 적에 참 쌀쌀하거나 차가운 이들을 으레 봅니다. 내가 쌀쌀하거나 차가운 사람이기 때문에 나하고 비슷한 사람을 만날까요? 밤이 늦어서 더 실랑이를 하고 싶지 않기에 그냥 삯을 치르고 들어와서 씻고 옷을 갈아입는데, 여관이면서 욕조가 없거나 어딘가 아쉬운 대목이 있는 모습을 보고는 ‘참 거석하네’ 하는 말이 절로 튀어나옵니다. 다음에 서울에 묵을 적에는 이곳에 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값이 싸고 비싸고를 떠나서 하룻밤을 느긋하게 묵으면서 아침에 새로운 즐거움을 북돋우는 잠자리가 되지 못한다면 왜 여관 일을 할까 싶기도 합니다. 서울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며 그냥 돈이 되니까 거석하게 있어도 되는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해 봅니다. 2016.11.10.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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