맺음말 새로 쓰기



  이달에 내놓을 책 하나가 있어서 3교를 본다. 글은 다 살폈고, 고칠 곳도 다 찾았다. 나로서는 3교가 끝일 수 있고, 4교를 볼는지 안 볼는지 모른다. 아마 차례와 쪽수를 살피는 4교를 보아야 할 수 있다. 이제 ‘맺음말’을 쓰면 내가 책 한 권에 바칠 수 있는 손길은 거의 끝이라고 할 만하다. 겉그림이나 책값이나 여러 대목은 출판사에서 슬기롭고 아름답게 잘 하리라 본다. 두 아이를 재우고 나서 오늘 3교를 끝내려고 세 시간 가까이 글을 들여다보면서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을 새삼스레 헤아린다. 더 많은 책이 아니라 즐거운 책을 읽기에 즐겁다. 더 뛰어난 책이 아니라 참말로 즐거운 책을 읽으니 즐겁다. 더 훌륭하거나 더 놀라운 책이나 더 값진 책이 아니라 그예 즐거운 책을 읽으니 즐겁다. 나를 아는 이웃을 비롯해서 나를 모르는 이웃들이 부디 내 새로운 책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이라는 책이 나온 뒤에 즐겁게 이 책을 장만해서 그야말로 즐거운 손길과 눈길과 마음길과 사랑길로 바라보아 줄 수 있기를 비는 마음이다. 2016.11.8.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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