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상의


 사실상의 은퇴이다 → 사실 은퇴이다 / 거의 은퇴이다

 절차상의 문제이다 → 절차 문제이다 / 어떻게 하느냐는 문제이다

 인터넷상의 토론에서는 → 인터넷 토론에서는

 온라인상의 모독죄 → 온라인 모독죄

 횡단보도상의 적색신호시 → 건널목 빨간불에서 / 건널목에서 빨간불이면


  ‘-상(上)’은 “1. ‘그것과 관계된 입장’ 또는 ‘그것에 따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2. ‘추상적인 공간에서의 한 위치’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라고 합니다. 이 뒷가지에 으레 ‘-의’가 달라붙습니다. ‘-상 + 의’ 꼴이 곧잘 나타납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상의’는 통째로 덜 수 있습니다. 어느 모로 본다면 ‘-상의’는 아예 군더더기인 말투라고도 할 만합니다. 아무래도 ‘-上’이라는 한자를 뒷가지로 붙이는 말투는 한국 말투가 아닌 일본 말투이니, 이런 일본 말투에 또 다른 일본 말투인 ‘-의’를 붙이기에 군더더기가 되는구나 싶어요. 2016.11.1.불.ㅅㄴㄹ



업무상의 사고로 인하여 사망하셨습니다

→ 일하다가 사고가 나서 돌아가셨습니다

→ 일하다가 사고 때문에 숨지셨습니다

《가마타 사토시/허명구·서혜영 옮김-자동차 절망공장》(우리일터기획,1995) 127쪽


재산상의 피해를 입힌다

→ 재산 피해를 입힌다

→ 돈이나 물건을 잃게 한다

《이상훈-청소년 환경교실》(따님,1998) 160쪽


지구상의 어느 곳에나 있는 것이 아니다

→ 지구 어느 곳에나 있는 것이 아니다

→ 지구 어느 곳에나 있지는 않다

→ 지구 곳곳에 있지는 않다

《김준호-사람과 자연》(따님,2001) 26쪽


연속성을 형식상의 특징으로 하고 있다

→ 연속성을 형식에서 특징으로 한다

→ 연속성을 형식으로 한다

→ 연속성이 돋보인다

→ 연속성을 보여준다

→ 연속성을 담아낸다

《박인하-꺼벙이로 웃다, 순악질 여사로 살다》(하늘아래,2002) 132쪽


건강상의 이유로 방면되고

→ 건강이 나쁘다는 까닭으로 풀려나고

→ 건강 때문에 풀려나고

→ 몸이 나빠서 놓여나고

→ 몸이 안 좋다고 해서 놓여나고

《이중연-책, 사슬에서 풀리다》(혜안,2005) 19쪽


안전상의 이유로 되도록이면 차도보다는 인도 겸 자전거 도로로 가려고 노력하는

→ 안전을 생각하며 되도록이면 찻길보다는 거님길이자 자전거길로 가려고 애쓴

→ 안전이 걱정되어 되도록이면 찻길보다는 거님길이자 자전거길로 가려고 힘쓴

→ 안전하게 다니려고 되도록이면 찻길보다는 거님길이자 자전거길로 가려고 한

《정혜진-착한 도시가 지구를 살린다》(녹색평론사,2007) 148쪽


호적상의 아버지가 아니더라도

→ 호적에 오른 아버지가 아니더라도

→ 호적에 있는 아버지가 아니더라도

→ 호적에 따르는 아버지가 아니더라도

→ 낳은 아버지가 아니더라도

→ 낳아 준 아버지가 아니더라도

→ 목숨을 준 아버지가 아니더라도

《고쿠분 히로코/손성애 옮김-산촌유학》(이후,2008) 175쪽


한자를 빌려 적기도 하는데 이는 편의상의 표기일 뿐으로 보인다

→ 한자를 빌려 적기도 하는데 이는 편의대로 적었을 뿐으로 보인다

→ 한자로 적기도 하는데 이는 그냥 쉽게 적었을 뿐으로 보인다

《한성우-우리 음식의 언어》(어크로스,2016) 27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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