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전가의


 전가의 보도가 아니다 → 함부로 쓸 것이 아니다 / 좋은 구실이 아니다

 전가의 보도인가 → 툭하면 꺼내는가 / 툭하면 내놓는가

 전가의 보도처럼 쓰는 단어 → 흔히 쓰는 말 / 으레 쓰는 말


  ‘전가(傳家)’는 “1. 아버지가 아들에게 집안 살림을 물려줌 2. 집안 대대로 전하여 내려옴”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전가의 보도” 꼴로 곧잘 쓰는 말투인데, ‘보도(寶刀)’는 “보배로운 칼. 또는 잘 만든 귀한 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런데 “전가의 보도”는 일본 말투 “傳家の寶刀”를 그저 한글로 옮겼을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꺼내는 수나 꾀라든지, ‘흔히’ 쓰거나 ‘으레’ 쓰는 어떤 것을 가리켜요. 때로는 ‘아무 때나’ 꺼내거나 ‘함부로’ 쓰는 것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이 일본 말투를 깔끔히 털어낼 수 있기를 빕니다. 2016.10.29.흙.ㅅㄴㄹ



개원을 하면서 나는 산과의들에게 전가의 보도와도 같은 제왕절개를 포기했다

→ 병원을 열면서 나는 오래된 전통 같은 제왕절개를 그만뒀다

→ 병원을 열면서 나는 예부터 집안에서 물려받은 선물 같은 제왕절개를 그만뒀다

→ 나는 병원을 열면서 산과의들이 보배처럼 여기는 제왕절개를 안 하기로 했다

→ 나는 병원을 열면서 산과의들이 보배처럼 처방하는 제왕절개를 더 안 했다

→ 나는 병원을 열면서 산과의들이 걸핏하면 하는 제왕절개를 더 안 했다

→ 나는 병원을 열면서 산과의들이 툭하면 하는 제왕절개를 그치기로 했다

→ 나는 병원을 열면서 산과의들이 으레 하는 제왕절개를 끝내기로 했다

《오오노 아키코/이명주 옮김-놀라운 아기 탄생의 순간》(브렌즈,2010) 22쪽


대부분의 학교에서 휘두르는 전가의 보검이다

→ 거의 모든 학교에서 휘두르는 칼이다

→ 거의 모든 학교에서 휘두르는 무서운 칼이다

→ 학교에서 으레 마구 휘두르는 칼이다

→ 학교에서 옛날부터 흔히 휘두르는 칼이다

→ 학교에서 오랫동안 으레 휘둘러 온 칼이다

《현병오-우리 아이들은 안녕하십니까》(양철북,2013) 34쪽


이 폐기된 마스터플랜이 우리 땅에 전가의 보도처럼 등장했으니

→ 이 폐기된 종합계획이 우리 땅에 오랜 보배처럼 나타났으니

→ 이 버려진 종합계획이 우리 땅에 새삼스레 나타났으니

→ 이 버려진 밑그림이 우리 땅에 짠 하고 나타났으니

《승효상-보이지 않는 건축, 움직이는 도시》(돌베개,2016) 3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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