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279. 2016.10.11. 칼질 썩썩



  비바람에 떨어진 모과를 잔뜩 주웠으나 며칠 동안 모과 썰기를 미루었다. 이래서는 안 될 노릇이지 하고 스스로 생각하며 씩씩하게 썰어 본다. 해마다 모과썰기가 수월해진다고 느낀다. 참말로 해 보면 된다. 미루니까 늦춰지고, 미루면서 나 스스로 내 살림새를 제자리걸음이나 뒷걸음이 되도록 하고야 만다. 말없이 부엌에 앉아 모과썰기를 하니 두 아이가 어느새 달라붙어 “내가 설탕 넣어야지!” 하고 노래하며 일손을 거든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밥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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