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놈의


 그놈의 술 → 그놈 술 / 몹쓸 그놈 술

 그놈의 미련 때문에 → 그놈 미련 때문에 / 그 바보 같은 미련 때문에

 죽일 놈의 사랑 → 죽일 놈 같은 사랑

 이놈의 자존심 → 이놈 자존심 / 이 자존심 / 이 얼뜬 자존심

 이놈의 인기 → 이놈 인기 / 이 인기 / 이 대단한 인기


  ‘이놈·그놈·저놈’ 같은 말투에 ‘-의’를 붙인다거나 “망할 놈”이나 “죽을 놈·죽일 놈”에 ‘-의’를 붙이는 말투가 번집니다. 언제나 ‘-의’ 없이 말하기만 하면 되는데, 군더더기처럼 붙을 적에 외려 말씨가 부드럽다고 여기지 싶기도 합니다. ‘망할·죽을·죽일’ 같은 말마디가 앞에 있다면 “망할 놈 같은·죽을 놈 같은·죽일 놈 같은”처럼 손볼 만합니다. 또는 ‘놈의’를 아예 덜 수 있어요. “망할 놈의 사기꾼”이 아닌 “망할 속임수꾼”처럼 말이지요. “이놈의 인기”나 “이놈의 자존심”은 “이 인기”나 “이 자존심”을 거친 느낌으로 힘주어 나타내려는 말투입니다. “이 인기”를 “이의 인기”처럼 ‘-의’를 안 붙인다는 대목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이놈’으로 힘주어 쓰려 한다면 “이놈 인기”라고만 하면 돼요. 또는 “이 대단한 인기”나 “이 놀라운 인기”나 “이 짜증나는 인기”나 “이 커다란 인기”처럼 ‘놈의’가 아닌 꾸밈말을 알맞게 넣어 줍니다. 2016.10.12.물.ㅅㄴㄹ



특히 망할 놈의 낙농 할당제 같은 것들 말이다

→ 더구나 망할 놈 같은 낙농 할당제 따위 말이다

→ 게다가 썩을 낙농 할당제 따위 말이다

→ 무엇보다 어리석은 낙농 할당제 따위 말이다

《크리스 도네르/김경온 옮김-말의 미소》(비룡소,1997) 40쪽


망할 놈의 사기꾼이 또 나타났구나

→ 망할 사기꾼 놈이 또 나타났구나

→ 고약한 놈 같은 속임수꾼이 또 나타났구나

→ 얼어죽을 놈 같은 속임수꾼이 또 나타났구나

→ 괘씸한 속임꾼 놈이 또 나타났구나

→ 못된 속임꾼 놈이 또 나타났구나

《홍영우-옹고집》(보리,2011) 27쪽


요놈의 똥개

→ 요놈 똥개

→ 요 똥개

→ 요 바보 똥개

→ 요 귀여운 똥개

《오인태-돌멩이가 따뜻해졌다》(문학동네,2012) 4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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