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팔뚝에 물똥을 싸며 날아가는



  풀개구리는 으레 내 팔뚝에 물똥을 싸며 날아갑니다. 우리 도서관학교에 갈 적마다 유리문에 붙어서 꼼짝을 않는데, 문을 열어야 하니 다른 데에 가서 놀라고 일러도 그저 찰싹 달라붙을 뿐이라 꼬리 께를 살살 간질이면 잔뜩 움츠렸다가 폴짝 뛰어요. 풀개구리는 내 머리 높이에서 폴짝 뛰니 마치 날아가는 듯합니다. 그 높이에서 뛰어서 풀밭으로 떨어지는데 멀쩡합니다. 그런데 폴짝 뛸 적마다 으레 물똥을 찌익 하고 싸요. 물똥 싸는 소리에다가 맑은 물방울이 팔뚝에 떨어집니다. 아무 냄새가 나지 않는 맑은 물똥을 빗물처럼 흩뿌리며 날아가는 풀개구리예요. 2016.10.9.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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