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집놀이터 120. 물소리
숲에 들어 골짜기로 다가서면 어느새 쩌렁쩌렁 울리는 물소리를 듣는다. 물소리는 참 대단하지. 바다뿐 아니라 숲도 물소리는 참으로 크지. 며칠 동안 큰비가 내리며 골짝물이 불었고, 작은아이는 골짝물이 이렇게 붇기 앞서 늘 좋아하며 올라타던 바위가 물에 잠겼다면서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그래, 그 바위는 네 돌이라고? 알았어. 네가 좋아해 주면 그 바위도 좋아하겠구나. 철철 넘치는 골짝물은 끝없이 흐르며 끝없이 노래를 부르고, 이 노래를 들으면서 한가을에도 온몸을 담그면서 시원한 기운을 나누어 받는다. 우리는 바로 이 골짝물을 마시고, 이 골짝물이 스며드는 바닷물을 누리며, 이 골짝물로 싱그러운 숲에서 얻는 밥을 먹는다. 2016.10.9.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