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빨래
여름 내내 비 한 방울 거의 없는 나날이었는데, 여름이 저문 뒤 어째 하루가 멀다 하고 빗줄기이다. 비가 싫을 일이 없다. 다만 빗줄기가 들 적에는 사흘에 한 번이라든지 나흘에 한 번, 이렇게 꾸준하게 들면 좋겠는데 싶다. 또는 이레에 한 번 들어도 좋겠지. 여름이라면 사나흘에 한 번, 가을에는 이레에 한 번, 이렇게 빗줄기가 든다면 들도 마르지 않고, 가을에 열매를 말리기에도 좋으며, 살림꾼 눈길로 보자면 빨래하기에도 좋다. 비야 비야, 네가 올 적에는 시원하게 이 땅을 적시고 못을 채워 주렴. 비야 비야, 네가 신나게 오고 나서는 해님이 온누리를 따사로이 보듬어 주도록 기쁘게 불러 주렴. 2016.9.29.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빨래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