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489 : 관계 맺다



혼인 관계는 맺지 않았던

→ 혼인은 하지 않았던

→ 혼인은 맺지 않았던

→ 혼인 사이는 아니었던



관계(關係) : 1.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련을 맺거나 관련이 있음 2. 어떤 방면이나 영역에 관련을 맺고 있음 3. 남녀 간에 성교(性交)를 맺음을 완곡하게 이르는 말 4. 어떤 일에 참견을 하거나 주의를 기울임

관련(關聯/關連) :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계를 맺어 매여 있음

맺다 : 1. 물방울이나 땀방울 따위가 생겨나 매달리다 2. 열매나 꽃망울 따위가 생겨나거나 그것을 이루다 3. 끄나풀, 실, 노끈 따위를 얽어 매듭을 만들다 4. 하던 일을 끝내다 5. 관계나 인연 따위를 이루거나 만들다



  한국말사전을 ‘관계’라는 한자말을 찾아보면 “관계를 맺다” 같은 보기글이 나옵니다. “관계를 맺다”는 겹말이지만 이 말투가 제법 널리 퍼졌습니다. 그냥 “관계를 맺다”처럼 쓰기도 하지만, “혼인 관계를 맺다”나 “부부 관계를 맺다”나 “친구 관계를 맺다”나 “이웃 관계를 맺다” 꼴로 쓰임새가 늘어납니다.


  ‘관계’ 말풀이에서 엿볼 수 있듯이 ‘관계하다 = 관련을 맺다’인데, 다시 ‘관련’이라는 한자말을 찾아보면 ‘관련하다 = 관계를 맺다’로 풀이해요. 돌림풀이입니다. 게다가 ‘맺다’라는 한국말은 “관계를 이루거나 만들다”로 풀이하니 아주 엉망진창 돌림풀이에다가 겹말풀이입니다.


  ‘관계·관련’이라는 한자말을 쓸 만한가 쓸 만하지 않은가를 따지기 앞서, “관계를 맺다”에서 ‘관계’는 털어낼 만합니다. “혼인을 맺다”나 “부부로 맺다”나 “친구로 맺다”나 “이웃으로 맺다”처럼 쓰면 돼요. 또 “혼인을 하다”나 “부부가 되다”나 “친구가 사귀다”나 “이웃으로 지내다”처럼 쓸 만합니다. 2016.9.20.불.ㅅㄴㄹ



혼인 관계는 맺지 않았던 걸까

→ 혼인하지는 않았던 걸까

→ 혼인은 맺지 않았던 셈일까

→ 혼인 사이는 아니었던 셈일까

→ 혼인은 하지 않았던 셈일까

《오자와 마리/노미영 옮김-은빛 숟가락 6》(삼양출판사,2014) 18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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