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집놀이터 117. 다녀오는 길
한가위를 앞두고 외할아버지한테 다녀오기로 한다. 가는 길도 돌아오는 길도 만만하지 않지만 즐겁게 길을 나서기로 한다. 벼이삭이 패어 고개를 숙이고, 배롱꽃이 흐벅지며 하늘빛이 고운 날 넷이 나란히 고샅을 걷는다. 우리는 숲바람을 안고서 버스를 탄다. 즐거이 바깥마실을 마친 다음에는 새롭게 숲바람을 가슴에 품으려고 이 길로 돌아온다. 대문 밖을 나서면서, 고샅을 걸으면서, 군내버스를 기다리면서, 찬찬히 마음속에 별을 그린다. 언제 어디에서나 파란 바람 같은 숨결이 되도록 별을 그리며 걷는다. 2016.9.16.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