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닿는 바람
일산에서 서울로 전철을 달렸고, 서울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여섯 시간 십 분 만에 고흥 읍내에 닿습니다. 읍내에서 택시를 잡아 우리 집까지 오니 밤 열한 시를 살짝 넘네요. 시외버스에서 내린 다음 택시로 고요하고 어두운 시골길을 달리니 바람맛이 다릅니다. 참으로 달라요. 대문을 열고 나무한테 절을 한 뒤에 아이들을 씻기고 짐을 좀 풀어놓고서 기지개를 켜니 ‘이 시골집이란 얼마나 아름답도록 사랑스러운가’ 하고 새삼스레 느낍니다. 아이들이 마음껏 달리거나 뛸 수 있고, 시원하면서 싱그러운 바람과 물을 누릴 수 있으니까요. 한가위를 앞둔 오붓한 밤입니다. 2016.9.13.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아버지 육아일기/살림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