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미세 微細


 미세한 분말 → 아주 작은 가루 / 자잘한 가루

 미세하고 투명해서 → 아주 작고 속이 비쳐서

 미세한 통찰력 → 꼼꼼한 통찰력 / 꼼꼼히 꿰뚫어 보는 힘


  ‘미세(微細)’는 “1.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주 작음 2. 몹시 자세하고 꼼꼼함”을 뜻한다고 해요. 그러니 ‘작다’나 “아주 작다”나 ‘꼼꼼하다’로 손볼 만합니다. 그런데 ‘자세(仔細)하다’는 “1. 사소한 부분까지 아주 구체적이고 분명하다 2. 성질 따위가 꼼꼼하고 세심하다”를 뜻한다고 하니 “미세 2. 몹시 자세하고 꼼꼼함”은 겹말풀이입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는 ‘미세(未世)’라는 한자말이 나오고, “[북한어] 미래의 세계”를 뜻한다고 합니다만, 이러한 낱말은 쓸 일이 없을 테니 한국말사전에서 털어야지 싶어요. 2016.9.2.쇠.ㅅㄴㄹ



삶의 미세한 부분을 놓치지 않는 작가일수록

→ 삶에서 작은 곳을 놓치지 않는 작가일수록

→ 삶에서 자잘한 곳을 놓치지 않는 작가일수록

《황선미-동화 창작의 즐거움》(사계절,2006) 35쪽


하나의 의미가 지닌 엄청나게 많은 미세한 차이

→ 한 가지 뜻에 깃든 엄청나게 많은 작은 다름

→ 한 뜻에 담긴 엄청나게 많은 잘디잔 다름

《팔리 모왓/장석봉 옮김-잊혀진 미래》(달팽이,2009) 163쪽


아무리 미세한 피폭이라도

→ 아무리 적은 피폭이라도

→ 아무리 적게 폭탄을 쐬어도

→ 아무리 살짝 폭탄을 쐬어도

《고이데 히로아키/고노 다이스케 옮김-원자력의 거짓말》(녹색평론사,2012) 81쪽


그녀의 입술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간다

→ 그 여자 입술꼬리가 가늘게 올라간다

→ 그 여자 입술꼬리가 살며시 올라간다

→ 그 여자 입술꼬리가 가만히 올라간다

《정은혜-행복하기를 두려워 말아요》(샨티,2015) 50쪽


언어에 담긴 미세한 뉘앙스

→ 말에 담긴 작은 느낌

→ 말에 담긴 자잘한 느낌

《정수복-도시를 걷는 사회학자, 서울을 생각한다》(문학동네,2015) 33쪽


아주 미세한 균열도 고통스러운 학습의 과정이다

→ 아주 작게 갈라져도 괴롭게 배우는 길이다

→ 아주 조금씩 갈라져도 고달피 배우는 길이다

《페터 볼레벤/장혜경 옮김-나무 수업》(이마,2016) 6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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