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며 읽는 책

 

  서울마실을 하는 길에 이웃님을 만나기로 합니다. 낮부터 저녁까지 여러 가지 볼일을 보느라 다리가 몹시 지쳤습니다. 더는 걸을 수 없구나 싶어서 책방 한 곳으로 찾아갑니다. 마침 이 책방에 느긋하게 쉴 수 있는 걸상이 있어서, 걸상에도 앉다가 바닥에도 앉다가 벽에 기대기도 하다가, 이래저래 몸을 쉬면서 책을 읽습니다. 이웃님을 만나기까지 한 시간 반 남짓 기다리며 책을 얼추 스물다섯 권은 읽었지 싶습니다. 스물다섯 권이라니, 이만 한 숫자로 셀 만큼 책을 읽으며 나도 스스로 놀라서 더 읽지 않고 수첩을 꺼냅니다. 수첩을 꺼내어 짤막하게 글을 씁니다. 시골집에서 아이들하고 얼크러지면서 누린 즐거운 이야기를 재미난 노래로 엮어 봅니다.

 

(숲노래/최종규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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