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사마귀



  어느새 날씨가 가을로 접어들면서 우리 집 사마귀도 몸빛을 바꾼다. 사마귀를 비롯해서 온갖 풀벌레는 한여름에는 풀빛이기 마련이지만 가을을 앞두고 몸빛이 차츰 바뀐다. 이제 막 가을로 접어들려 하니 흙빛으로 조금씩 물드는데 한가을이 되면 그야말로 까무잡잡한 흙빛으로 거듭난다. 뽑아도 다시 돋는 모시풀잎에 앉은 우리 집 사마귀를 문득 보고는 한동안 서로 마주보았다. 얘야 너는 우리 집에서 무엇을 먹니? 우리 집에는 너한테 어떤 먹이가 있니? 얌전히 접은 날개가 반들반들 빛난다. 만져 보고 싶지만 만지지는 않고 눈으로 바라본다. 내가 만지려 하면 사마귀는 엄청나게 놀랄 테지. 얘야 놀라지 말아라. 너도 알 테야. 우리 집은 너희 같은 이웃을 아끼거든. 2016.8.29.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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