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258. 제비 깃털 (2016.8.25.)



  면소재지 우체국으로 가는 길에 제비 주검을 보았다. 농약 때문이거나 자동차에 치여서 죽었으리라. 죽은 제비는 자동차에 여러 차례 밟혀서 길바닥에 납작하게 달라붙었다. 겨우 길바닥에서 떼낸 뒤 풀섶에 누이며 마음속으로 말을 걸었다. 부디 아름다운 곳으로 날아가서 새롭게 춤추고 노래하렴. 제비 주검은 아침에 길바닥에 깔린 듯한데 벌써 개미가 달라붙었다. 살점도 뼈도 흙으로 돌아가기를 빌면서 깃털을 넷 뽑았다. 집으로 돌아와서 시골순이하고 시골돌이한테 제비 깃털을 건네었다. 바다를 가로질러 날지 못한 깃털이 훨훨 하늘을 나는 숨결이 되도록 건사하면서 소꿉놀이를 시켜 주라고 이야기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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